보안기업 안랩, 영업익 감소에도 블록체인 신사업 힘주는 이유는?

/사진=안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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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소프트웨어(SW) ‘V3’로 유명한 국내 대표 보안기업 안랩이 블록체인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쌓아온 보안 역량을 무기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웹(Web) 3.0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중화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안랩은 올 2분기 매출이 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37억4500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이유로 안랩은 블록체인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꼽았다. 지난 4월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에 대한 기술 인력 및 개발 분야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출혈에도 안랩이 블록체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배경에는 향후 보안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가상자산 지갑은 크게 ‘핫 월렛’과 ‘콜드 월렛’으로 구분된다. 이 중 핫 월렛은 온라인에서 동작해 입출금과 송금 등 사용성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어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형태의 서비스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돼있는 만큼 지갑 사용을 위해 사용자가 직접 보관해야 하는 ‘개인키’와 분실 시 복구를 위한 12개 단어 ‘니모닉’이 유출돼 자산 탈취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표적 핫 월렛 서비스인 ‘메타마스크’, ‘카이카스’에서는 개인키 및 자산 탈취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시행된 ‘트래블룰’로 인해 가상자산 입출금 과정 및 송금 규모에 제한이 생겨 메타마스크 등 개인지갑으로 대규모 자금 전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노린 해커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트래블룰은 한화 1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이체할 시 송수신인의 신원 정보를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다.

현재 ABC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웹 3.0 지갑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는 가상자산,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디지털 자산의 보관·관리·거래를 지원함과 동시에, 개인 키를 분실하거나 해킹을 당해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블록체인 신기술에 자사가 강점을 가진 보안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각오다.

지난 4월 임주영 안랩블록체인컴퍼니 부장은 서울 이더리움 밋업에서 “사용자가 니모닉을 관리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 개인 키를 세 조각으로 나눠 키를 분실했을 때 간단한 사용자 인증을 통해 복구 요청을 할 수 있다”며 “기존 키를 그대로 유지하되 새로운 키를 생성해 사용자가 문제없이 지갑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ABC 지갑 서비스는 사용자의 개인 키를 ‘코사인 서버’와 ‘리커버리 서버’로 나눠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한다. 각 서버에서 새로운 키를 생성해 공유함으로써 기존 키를 해커가 사용할 수 없도록 해 자산 탈취를 방지하는 방식이다.

메타버스를 염두에 둔 분산신원증명(DID) 기술도 개발 중이다. 직접 탈중앙화 자율조직(다오)를 만드는 대신, 커뮤니티 내에서 사용자 인증을 보완해주는 역할로 DID를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또 트래블룰 준수를 위한 솔루션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안랩의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는 오는 3분기 클로즈베타(CBT) 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 관계자는 “웹 3.0 환경에서 사용자 자산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점을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로 보고 있다”며 “따라서 편의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안랩이 보유한 보안 역량을 살려 안전한 ‘웹 3.0 지갑 서비스를 개발하고 블록체인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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